[게임 리뷰] Ravenswatch


이번에 새로 플레이해본 Ravenswatch입니다.

대충 직역하면 까마귀지기... 정도의 의미인 것 같네요.


간단히 말하면 조금 템포가 느린 협동 <하데스>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그런데 특성 시스템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약간 끼얹은 것 같은 기분입니다.

둘 다 정말 재밌게 즐긴 게임이라, 제게는 재미가 없을 수가 없네요.

처음엔 친구들과 같이 할 게임으로만 생각하고 구매했는데 혼자서도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 플레이타임은 33시간으로, 모든 캐릭터로 기본 난이도(모험) 클리어까지는 완료한 상태입니다.

howlongtobeat.com에 따르면, 7시간이면 클리어하고 31시간이면 올클리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는 좀 늦네요.

아무튼 33시간 플레이할 정도로 재밌는 게임인 건 확실합니다.


게임 플레이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이런 화면이 반겨줍니다.

왼쪽 페이지에서 캐릭터 선택 및 친구 초대가 가능하고, 오른쪽 페이지에서 난이도 설정 및 출발이 가능합니다.

Ravenswatch라는 게임 이름에 걸맞게, 여기저기 까마귀가 있네요.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현재 총 9명으로, 타이틀에서도 볼 수 있는 스칼렛과, 피리 부는 사나이, 베오울프, 눈의 여왕, 알라딘, 멜루진, 제페토, 손오공, 카밀라까지 전부 동화의 주연들입니다.

익숙한 동화들과 그렇지 않은 동화들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어떤 분위기인지는 눈에 들어오실 겁니다.


이런 식으로 각 캐릭터에게는 각각 특성/공격/파워/특수/방어/궁극기의 6가지 능력이 있습니다.

공격은 평타, 파워/특수/방어가 스킬, 특성은 패시브 정도라고 생각하면 보통 맞겠네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처럼 레벨마다 찍을 수 있는 특성이 존재하며, I등급 특성은 1레벨 때, II등급 특성은 2~4 / 6~9레벨 때, III등급 특성은 10레벨 때 찍습니다.

5레벨 때는 궁극기를 습득합니다.


처음엔 특성이 대부분 잠겨 있는데, 이는 플레이하다 보면 오르는 캐릭터 해금 등급에 따라 해금됩니다.(스크린샷 왼쪽 위의 "스칼렛" 아래의 8이 제 해금 등급입니다.)

현재는 각 캐릭터마다 9등급이 끝입니다.


게임에 진입하면 이런 곳에서 시작합니다.

여기를 벗어나지 않으면 시간은 흐르지 않으니, 천천히 스킬도 이것저것 써보고 특성도 읽어보고 시작하면 좋습니다.


1레벨 특성은 처음 시작할 때는 퀘스트 특성을 찍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퀘스트 같은 단기 목표가 이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할지에 대한 감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물론 퀘스트 특성이 구린 캐릭터도 많지만, 일단 어떻게 플레이할지에 대한 답안지를 하나 주는 셈이니 시작하기에 편할 겁니다.


게임은 이런 오브젝트들을 획득하면서 진행됩니다.

오른쪽 아래의 시간 안에 맵의 여러 오브젝트들을 방문하고, 방문한 오브젝트들의 보상을 획득해 강해지고, 강해진 만큼 더 강한 오브젝트들을 방문해 더욱 강해지고, 시작 지점에서 돈을 사용해 강해지고...

이렇게 3일동안 강해져서 보스를 처치하는 게임입니다. 단순하죠?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밤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처음 골라져 있는 캐릭터인 스칼렛은 밤이 되면 늑대인간으로 변신하는 특성이 있는데요, 이것으로 밤낮의 변화를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는 것은 오른쪽 아래의 시간 UI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험 도중 체력이 다해 쓰러진다면 "죽음의 문턱" 상태에 진입합니다.

죽음의 문턱 상태에서는 30초 안에 아래의 부활의 깃털을 사용해 부활하거나, (멀티플레이일 경우) 다른 플레이어가 살려줄 수 있습니다.

부활의 깃털은 재충전할 수단이 매우 한정적이므로, (당연하겠지만) 최대한 죽음의 문턱에 들어서지 않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각 맵의 오브젝트 중에는 퀘스트도 존재합니다.

첫 퀘스트는 아기돼지 삼형제의 퀘스트로, 집을 수리할 재료(지푸라기, 목재, 벽돌)를 15개 갖다준 후 몰려오는 적들에게서 집을 수비하는 퀘스트입니다.

퀘스트는 시간을 많이 소비하지만, 전설 아이템이라는 큰 보상을 주기 때문에 꼭 클리어하는 게 좋습니다.


3일 밤낮이 모두 흐르면 이렇게 보스(마스터 나이트매어)가 나타납니다.

보스를 처치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하고, 3스테이지까지 클리어하면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전투 종료 시, 게임에서 진행한 내용에 따라 일정한 점수를 얻습니다.


얻은 점수만큼 캐릭터의 해금 등급이 상승하며, 해금한 내용은 다음 시도부터 사용 가능합니다.


각 캐릭터를 플레이하면, 위 스크린샷처럼 그 캐릭터의 배경 이야기도 해금할 수 있습니다.

스칼렛의 배경 이야기는 익숙한 빨간 망토의 이야기를 조금 비틀어 놓은 듯한 느낌이네요.

다른 캐릭터들도 비슷하게,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 재밌게 변주된 듯한 느낌입니다.


게임이 너무 어렵다면 시작 화면에서 "점수 모디파이어" 메뉴를 사용해 조금 더 쉽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변주를 통해 조금 더 익숙해진다면 기본 모드로 플레이해보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게임에 대한 고찰

※ 아래는 논란이 있는 단어인 로그라이크와 로그라이트를 분리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그라이크는 완벽한 영구적 죽음을 가지는 게임,
로그라이트는 다회차에 따른 혜택이 있는 게임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글이 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 차이를 감안해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Ravenswatch는 기존 로그라이트 문법의 다양한 부분을 재미있게 변주한 게임입니다.

로그라이트 문법은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저는 아래와 같은 부분이 핵심 요소라고 봅니다.

  1. 성장 억제
  2. 절차적 레벨 생성
  3. 식별 요소에 대한 변주

위 내용에 대해 간단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성장 억제

로그라이크는 어떤 방식으로든 무한히 전투해서 무한히 강해지는 것을 막습니다.

예를 들어, <로그>나 <섀터드 픽셀 던전> 같은 정통 로그라이크에 가까운 게임에서는 만복도라는 유한한 자원을 통해 스톨링을 제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하데스>나 <슬레이 더 스파이어> 같은 최신 로그라이트 게임들에서는 뒤로는 갈 수 없고 앞으로만 갈 수 있는 이동 방식을 통해 아예 강제적으로 앞으로만 나아가게 길을 막아 놓죠.

어느 쪽이 더 우아한지는 제쳐두고, 결국 무한한 성장 없이 한정된 자원 내에서만 성장할 수 있도록 억제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또한, 그 억제된 성장을 가장 높게 가져가는 것은 결국 플레이어 자신의 실력인 것도 마찬가지로 동일합니다.


Ravenswatch는 최신 게임임에도, 성장 억제 방식은 오히려 예전의 로그라이크 게임들에 조금 더 가깝습니다.

시간이라는 유한한 자원을 주고, 그 한정된 자원을 사용해서 원하는 보상을 얻으러 가며,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전투는 피하는 방식이 마치 액션 버전 <섀터드 픽셀 던전>을 플레이하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시간이라는 자원은 플레이어의 판단에도 소모되는 부분이 조금 다르긴 합니다.


절차적 레벨 생성

스타팅 지점이 바뀌는 것 외에는 절차적 레벨 생성에 대한 특별한 변주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식별 요소에 대한 변주

로그라이크 문법에서는 획득한 아이템을 미식별 상태로 두고, 이를 사용하려면 식별에 자원을 할애하거나 위험을 감수하고 즉시 사용하는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섀터드 픽셀 던전>에서는 초록색 포션이 회복 포션이었다고 해서 다음 시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초록색 포션이 회복 포션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는 식별하지 않고 마신다면 유독 가스 포션일 수도 있고, 액체 화염 포션일 수도 있어 큰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최신 로그라이트 문법에서는 이 책임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아예 미식별 아이템을 주는 것은 거의 볼 수 없습니다.

대신, 아이템을 받기 전에는 어떤 보상이 나올지 모르지만 실제로 받고자 하면 해당 테이블의 랜덤한 보상이 나오는 식으로 변주되곤 합니다.

예를 들어, <하데스>에서는 길을 고를 때 아프로디테의 은혜를 받을 것인지, 제우스의 은혜를 받을 것인지 고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로디테의 곻격 은혜가 필요해 아프로디테의 은혜를 받는다고 해서 꼭 아프로디테의 공격 은혜가 나오라는 법은 없습니다. 나올 수 있는 아프로디테의 은혜 중 3개가 선택되고, 그 중 택일해야 합니다.


Ravenswatch는 최신 로그라이트 게임의 문법을 많이 차용해, 보상 목록 중 2~3개가 제시되고 그 중 택일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레벨업 시 얻을 수 있는 보상인 특성도 랜덤 보상 2개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같은 빌드를 플레이하려 한다고 해도 늘 다른 상황이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식별 요소에 대한 다른 변주로, 맵이 기본적으로 전장의 안개로 가려져 있어 어느 곳에 무슨 오브젝트가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직접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며, 눈 모양 오브젝트를 획득하는(시간이라는 자원을 할애하는) 조치를 취해 먼저 알 수도 있습니다.

최신 로그라이트 게임에서는 이런 맵의 미식별 요소는 크게 중요하지 않거나 전부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부분도 개인적으로 과거 로그라이크적 요소를 많이 가져왔다는 생각이 든 부분입니다.


게임의 재미

괜히 Ravenswatch 고유의 장점을 다른 게임이나 장르에 빗대 설명하려니 말만 길어지고 게임의 재미는 예쁘게 설명하지 못한 것 같네요.

컨셉도 독특하며 재미있고,
아트/사운드도 흠잡을 곳 없으며,
UI/UX도 꽤 뛰어난 편입니다.(인게임에서 스킬 툴팁 보는 거 빼고)

게임 난이도는 적당히 높은 편이고,(조절도 가능함)
액션성이나 손맛은 약간 심심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감칠맛이 있습니다.
완성된 빌드에 대한 재미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무엇보다 멀티플레이 가능한 게임이라는 부분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

  • 나 액션 게임 좀 친다! 싶은 분
  • 친구와 함께라면 좀 죽어도 재밌다는 분
  • 모르는 사람들과 손발이 맞는(보장은 못 함) 모험을 즐기고 싶으신 분
  • 이런 게임 재밌게 하신 분
    • <하데스>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 <Windblown>
    • <위저드 오브 레전드>
    • <엔터 더 건전>


굉장히 재밌는 게임이니, 많이들 플레이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도 더 재밌는 게임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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