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한 달 플레이 리뷰: '애정의 부재'
저는 덱빌딩 로그라이크 게임을 좋아합니다.
모바일과 PC를 합쳐 약 1,500시간 동안 슬레이 더 스파이어(Slay the Spire, 이하 슬더스)를 플레이했으며, 사일런트 20승천을 꾸준히 도전하고 있는 만큼, 이 장르에 대한 이해도는 높다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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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사용 캐릭터는 휴고지만, 휴고는 너무 퍼리라 베로니카 로비를 사용 중입니다. |
최근 스마일게이트에서 출시한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를 플레이했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제가 과거 스마일게이트에 재직할 당시 사내 테스터로 참여했던 인연이 있습니다.
당시 내부 테스트에서 순위 2위까지 기록했던 만큼, 정식 출시를 손꼽아 기다렸던 유저 중 한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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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임 ㅎ |
하지만 정식 발매 직후부터 지금까지 플레이하며 느낀 감정은 기대감보다는 '위화감'과 '실망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화감의 뿌리는 하나의 단어로 귀결됩니다. 바로 '애정의 부재'입니다.
1. 찻잔 속의 태풍?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부터 커뮤니티에서는 게임성보다는 외적인 요소(페미니즘 논란 등)에 대한 실망 섞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스마일게이트에서 근무했던 경험과 맞물려, 이 지점에서 저는 낯설지 않은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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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 카제나갤 및 하루갤 념글만 조금 둘러봐도 나오는 "외적 문제를 제외한 게임의 문제" |
에픽세븐, 로스트아크 등의 사례에서도 느꼈지만, 스마일게이트 내부는 유저 동향이나 생생한 반응과 심각한 온도차를 보입니다.
유저의 목소리가 '찻잔 속의 태풍'일 수는 있지만, 애초에 그 찻잔 안을 들여다봐야 할 사람들이 '찻잔'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심지어 게임을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인상까지 받았죠.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 없이, 단지 프로젝트로서만 접근하는 태도는 결국 결과물로 나타나게 됩니다.
2. 애정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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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 체력 몇임? (진짜 모름) |
출시 후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며 겪은 경험은 이러한 위화감을 확신으로 바꿔주었습니다.
저조한 UI/UX 완성도: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해보기는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불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경험
끊임없는 버그: 완성도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하게 하는 수많은 버그
납득하기 힘든 디자인: 과도한 재화(에테르) 요구량, 플레이어의 길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봉쇄'해버리는 디자인
남발하는 용어: 설명이 부족해 알 수도 없는데 통일성까지 부족해 아 다르고 어 다른 인게임 용어
도를 넘어선 이러한 불편함은 결국 "개발팀의 애정 부족"이라는 하나의 결론을 가리킵니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면, 유저에게 선보이기 전에 작은 오류 하나라도 더 다듬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이 게임을 누가, 왜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3.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기획의 실패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크게 ① 서브컬쳐 게임과 ② 덱빌딩 로그라이크 게임의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게임은 두 핵심 축 모두에서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3.1. 서브컬쳐 게임으로서의 실패: 캐릭터의 몰이해
<봇치 더 락!> 애니메이션의 연출을 설명하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분석 영상
서브컬쳐의 흥행은 제작자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좌우합니다.
일례로,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봇치 더 락!>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의 심리를 거의 매 프레임마다 완벽하게 연출해냈습니다.
이는 제작진의 캐릭터에 대한 '끔찍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제작자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 부족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유명한 밈이 된 캐릭터 '레이'의 "오우~ 즉시 반말?" 같은 대사는 활기찬 소녀 캐릭터의 이미지와 전혀 맞지 않아 부자연스럽습니다.
캐릭터 수집형 모바일 게임에서 라이브 2D와 대사만으로 캐릭터성을 전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캐릭터 뒤의 사람이 비치는 듯한 수준 낮은 대사 처리는 서브컬쳐에 대한 몰이해가 얼마나 팽배한지를 보여줍니다.
애정 없이 형식적으로 만든 캐릭터는 유저에게 매력을 전달할 수 없습니다.
3.2. 덱빌딩 로그라이크로서의 실패: 목적과 수단의 전도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비교하여 덱빌딩 로그라이크의 본질을 논해봅시다.
슬더스의 목적: 클리어입니다. 무작위 상황에서 확률을 통제하고 모든 변수에 대처하며 난관을 넘어 최적의 수를 찾는 것이 핵심 재미입니다. 이 과정에서 덱은 수단이며, 완벽하지 않은 '잡카드'가 다수를 차지할 때도 많습니다. 완벽한 덱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저승률 플레이로 간주됩니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의 목적: 덱빌딩 파트의 목적은 '덱 깎기(완벽한 1인 덱 완성)'로 보입니다. 이 게임에서 클리어는 1명의 캐릭터 덱을 완벽하게(보통 복제 등을 통해) 만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2명의 덱은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이러한 '목적과 수단의 전도'는 덱빌딩 로그라이크를 좋아하는 유저에게 큰 위화감을 줍니다.
본질적인 재미는 '변수에 대한 대응'과 '최적화된 플레이로 클리어'하는 데 있는데, 이 게임은 정반대로 '클리어를 수단으로 삼아 덱을 완성'하는 플레이를 강요합니다.
기존 덱빌딩 로그라이크에서 배운 것과 정반대되는 플레이를 반복해야 하는 경험은 염증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맺음말: 애정이 없는 작품은 유저에게도 외면받는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작품의 가장 큰 두 가지 특징에 대한 심한 몰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불편한 UI/UX, 잦은 버그, 기획의 난맥상, 그리고 무엇보다 캐릭터와 장르에 대한 깊은 사랑의 부재.
게임 개발에서 기술만 있고 애정이 없다면, 그건 사람들이 사랑해줄 게임이 아니라 코드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유저에게 사랑받을 만한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진심과, 작은 불편함이라도 기꺼이 고치고자 하는 집념이 없다면, 결국 불편하고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결과물만이 남을 뿐입니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가 앞으로 유저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지만, 현 시점에서 이 게임은 애정의 부재가 낳은 뼈아픈 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 겜한분 인증 ①: 9단 켄트리스 클리어 |
| 겜한분 인증 ②: 유역 30별 (이전 황혼도 30별 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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