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스워치는 왜 재미없는가
이번에 레이븐스워치의 신규 업데이트 '도둑의 노래'가 공개되었다. 5월 7일에 일정과 시연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신규 오브젝트, 보스, 스킨 등이 공개되었다.
그런데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 분명 재미있게 즐긴 게임인데, 왤까? 이유는 있다. 당연히 '질려서'다. 왜 질렸는지도 자명하다. 266시간 했으니까.
근데 2달 동안 271시간 한 슬더스는 왜 안 질렸나요? ... 그러게? 고민해봤다.
레이븐스워치 마이너 갤러리에서 흥미롭게 본 댓글이 있다. 이 게임은 결국 과정이 바뀌지 않아서 재미없다고.
유튜브에서 레이븐스워치를 찾아보면 주 단위로 레이븐스워치 영상을 올리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의 플레이 영상을 보면 무슨 캐릭터든 항상 비슷한 빌드를 진행한다. 레프러콘의 동전, 황금 달걀, 타마테바코 먹고, 돈 많으니까 그냥 리롤 겁나 굴리면서 파워든 특수든 아무거나 하나 스택 몰빵해서 발로르의 눈 가면 끝난다.
슬더스가 질리지 않는 이유는 아주 사소한 이유다. 똑같은 로그라이크지만, '다른 숙제'를 요구한다. 여러 몬스터에 각각의 기믹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몬스터는 4마리가 동시에 나오고, 연타를 사용한다. 광역기, 힘 감소 등의 디버프가 유효하다. 어떤 몬스터는 혼자 나오고, 매 턴 힘이 강해지며 공격해온다.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카드들이나, 빠르게 대미지를 밀어넣을 수 있는 고효율 공격 카드가 유효하다. 어떤 몬스터는 3턴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일어나면 강력한 공격과 전투 중 영구적인 디버프를 퍼붓는다. 디버프와 관계없이 대미지를 밀어넣을 수 있는 수단이나, 3턴 동안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카드들이 유효하다.
넣을 수 있는 카드 - 즉, 보상은 층마다 기본 1장으로 한정되어 있고, 턴마다 뽑을 수 있는 카드도 5장으로 한정되어 있으니 모든 전투의 모든 턴에 모든 숙제를 해결할 순 없다. 대신 대부분의 전투의 대부분의 턴에 대부분의 숙제를 해결하도록 덱을 짜는 것은 가능하다.
같은 액션 게임인 하데스에도 어느 정도 '다른 숙제'를 요구하는 적들이 존재한다.
2층에서는 적들이 용암 위로 다니는 경우가 있어 원거리 공격이 요구되거나, 3층에서는 방패를 들고 있는 적이 앞에서 오는 공격을 막기 때문에 뒤에서 순간적으로 넣는 딜이 요구되는 등이다.
이 경우에는 슬더스보다 더 한정적인 덱빌딩이 가능한 만큼 제대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또한, 적의 종류가 많지 않아 특정 적만 대비한다거나 그럴 필요 없이 모든 적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덱빌딩의 재미는 덜한 편이다.
레이븐스워치는 모든 몬스터가 같은 숙제를 요구한다. 높은 광역 대미지. 그냥 적 무리를 슥 횡단하면 공격을 한 번 전부 빼면서 몹몰이가 되는데, 그 후 광역 대미지를 빠르게 밀어넣으면 전투가 끝난다. 다른 숙제를 요구하지 않는다.
물론 레이븐스워치는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하데스처럼 어느 정도 숙제를 줄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국 게임의 난이도가 올라가면 덱빌딩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껴야 하기 때문에 늘 다른 과정을 만드려면 여러 가지 숙제와 그에 대한 대비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모든 대미지가 올라가는 대미지 스탯 위주의 성장 빌드가 너무 쉬우면 모든 것을 한 번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고인물들이 게임에 재미를 못 느끼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 몬스터의 다양화: 더 다양한 기믹을 사용하는 몬스터들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특히 지난 꿈의 모래시계 패치에 새로 등장한 퀘스트 보스들은 다른 보스들의 기믹 하위호환성을 지니고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 이래서는 결국 같은 경험을 줄 뿐이어서 재미가 없다.
○ 오브젝트의 다양화: 오브젝트가 결국 '몬스터 (빨리) 다 잡으면 보상 줌'이라서 전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몬스터를 잡는 방법이라도 다양해지는 오브젝트 - 즉, 지형이 다양하거나, 클리어 조건이 다양하거나 하는 식으로 변형이 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도둑의 노래 업데이트의 신규 저주 방 오브젝트 추가는 굉장히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 빌드의 다양화: 원툴 빌드 - 즉 전체 대미지 증가를 엄청 챙기기 어렵게 하거나 밸류를 낮게 책정해야 한다. 전체 대미지 증가가 있기 때문에 과정의 획일화가 더욱 쉽게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 스킬의 쿨타임, 대미지, 충전횟수 외에도 더 다양한 상호작용이 있는 마법물체나 특성 강화가 있으면 재밌겠다.
이 정도로 간단하게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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